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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모두 10개의 글로 이루어져 있다. 제목이 “신라와 실크로드”이다. 제목이 너무 일반적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일반적’이라는 사실이 이 책의 특별함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전문 학술서적이라기보다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교양서적이기 때문이다. 아득히 먼 미지의 세계에 대한 상상력의 확대 수준이었던 실크로드 연구가 최근 20년 사이에 현실 세계로 옮겨오기 시작했다. 그 연구 성과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기본적으로 실크로드는 고대 중국과 그리스·로마 문화권 사이의 교섭을 가능케 한 길이라는 인식의 틀 속에서였다. 그러면서 이 길의 서쪽 경계는 인도에서 시리아로, 그리고 다시 시리아에서 로마까지 확장되는가 하면, 동쪽으로는 중국의 장안(長安)에서 한국의 경주, 심지어 일본의 나라(奈良)까지 확장되고 있다.
그런 뜻에서 실크로드를 한반도의 역사와 연계시켜 파악하려는 시도는 자연스럽다. 특히 고구려와 신라의 고대사는 세계사의 맥락에서 읽혀야 한다는 입장이고, 한반도의 문명이 실크로드를 통해 서역으로부터 엄청난 영향을 받았음을 증명해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가 알던 세계사와 한국사에 대해 새로운 지평을 넓혀주는 내용이다. 그렇게 되면 실크로드가 ‘동서 문명의 가교’였다는 식의 막연한 이해 수준을 넘어서게 된다. 같은 맥락에서, 신라는 더 이상 실크로드의 ‘경유지’였던 것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종착지’가 될 수도 없다. 동서의 정치, 문화, 경제적인 요소들을 만나고, 변용과 재창조를 거쳐, 그것을 다시 주변의 다른 지역으로 전달해 주는 역할을 했던 공간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신라는 스스로가 하나의 역동적인 역사 세계였으며, 신라가 있었기에 실크로드가 가능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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