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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말하는 ‘삼인(三仁)’이란 충정공(忠貞公) 농암(籠巖) 김주(金澍, 1365~?), 충렬공(忠烈公) 단계(丹溪) 하위지(河緯地, 1412~1456), 정간공(靖簡公) 경은(耕隱) 이맹전(李孟專, 1392~1480) 선생으로 경북 선산(지금 구미시) 출신 세 어진 선비이다. 김주 선생은 명(明)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고려가 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 법이라며 압록강에서 발길을 돌려 명나라로 망명하였고, 하위지 선생은 세조(世祖)에 맞서 단종(端宗)의 복위를 도모하다 실패해 죽임을 당한 사육신의 한 분이며, 이맹전 선생은 수양대군(首陽大君)이 계유정난(癸酉靖難)을 통해 권력을 장악하자 시국이 혼란스러워질 조짐을 미리 알고 외직을 자청하였다가 벼슬을 내던지고 낙향하여 약 30년간을 청맹과니에 귀머거리 행세를 하며 학문에만 정진한 생육신의 한 분이다.
우리나라는 고려 말에 유학을 받아들인 이후 조선 왕조에서는 500여 년간 그 이념을 국가 통치 이데올로기로 삼을 정도로 떠받들고 존숭하였다. 선산, 안동, 성주, 영천 등지를 중심으로 한 영남 지역은 유학을 숭상하는 학풍이 특히 성하여 선비의 고향으로 불리고 있다. 그중에서 ‘인(仁)’의 가치를 실천한 선산 출신 세 분의 사적을 통해 백세청풍(百世淸風) 영남 선비의 지조와 선비문화의 정신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다고 생각되어, 현대인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읽기 쉬운 우리말로 번역하고 상세한 주석을 붙였다. 이 세 분의 사적에는 지금/여기 현대적 기준으로 보면 선뜻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점도 없지 않다. 다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이 책을 통해 선조들이 떠받들어온 전통적 가치를 돌이켜보고, 물질 만능과 정신의 상대적 빈곤 속에서 인간성 상실의 위기에 허덕이고 있는 작금의 경박한 세태를 반성하며 사람다운 참삶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나아가 이 책이 세 분의 생애와 관련 인물들의 교유관계 및 학맥 파악은 물론, 이를 기초로 영남 유학의 계통과 선비문화를 이해하고 연구하는 데도 일조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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